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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에 떠내려간 `북천 고향의 강`… ˝처음부터 설계·시공 부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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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문 작성일19-10-10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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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이상문기자] 경주의 도심을 가로지르는 북천의 제방보와 낙차보가 지난 제18호 태풍 '미탁' 때 내린 집중호우로 대부분 유실돼 '북천 고향의 강' 정비 사업이 부실하게 진행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태풍 '미탁'의 영향으로 보문호수에서 황성대교 형산강 합류지점에 이르는 구간의 북천에 설치된 낙차보의 석재 대부분이 거센 물살에 떠내려갔다. 낙차보는 호안 손상과 강바닥의 세굴을 방지하고 수중 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해 설치하는 것으로 일정량의 물을 가뒀다가 그 이상은 월류하게 해 강물의 흐름을 일정하게 만드는 장치다.
   10일 현재 북천은 물살에 떠내려가다가 멈춘 석재들이 강바닥에 흩어져 마치 건설 폐기물이 강바닥에 방치된 듯한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
   경주시는 자체 피해조사를 끝낸 상태며 11일부터 경상북도와 정부의 피해합동조사반이 경주시의 조사를 토대로 한 정밀조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하천토목 학자는 "지난해에도 같은 현상이 발생해 부분적으로 보강공사를 한 사실을 유추해 본다면 낙차보 공사는 애초부터 부실했다는 점을 반증한다"며 "낙차보는 강바닥에 있어 홍수나 급격한 물살에 견딜 수 있도록 설계돼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태풍에 무너져 내렸다면 설계와 시공에 반드시 문제가 있었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 학자는 "이번 태풍 당시 많은 비가 내렸지만 북천의 둔치로 범람하지 않았다"며 "그 정도의 물에도 견딜 수 없게 설계했다면 해당 공사를 담당한 업체가 책임을 지는 것이 당연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고향의 강 정비사업이 지나치게 인위적으로 진행된 점도 이번 피해를 부추겼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연친화적으로 본래의 강 흐름을 최대한 살렸으면 이 같은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너무 직선화된 호안블록을 쌓아 유속을 빠르게 했을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수문학에서는 자연재해에 대한 빈도분석이 반드시 필요하지만 고향의 강 정비 사업에서는 이 분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이번 피해에 대한 대비를 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복구공사에서 공법을 바꾸더라도 이상기후에 따른 충분한 고려를 한 설계로 제대로 된 항구적인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경주시 관계자는 "태풍 당시 최고 시우량 60㎜의 비가 2~3시간 넘게 내려 근래 보기 드문 강수량을 보였다"며 "덕동댐에서도 처음에는 시간당 50만톤의 물을 방류하다가 비가 계속 내려 시간당 200만톤의 물을 흘려보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정도의 비로 인해 발생한 피해이기 때문에 부실공사로 자연재해로 봐야 타당하다"며 "따라서 시공사의 부실공사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이번 피해로 말미암아 발생한 피해는 약 10억원 정도로 추산하지만 정확한 피해액은 최종 조사가 끝나봐야 알 수 있다"며 "최종 피해조사가 끝나면 예산을 확보해 피해복구 공사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북천 고향의 강' 정비사업은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244억원(국비 146, 도비 29, 시비 69)을 투입해 보문호수~황성대교 구간 6.5㎞의 하천 정비와 산책로와 자전거도로 5.6㎞, 낙차보와 가동보 설치 16개소, 3만7600㎡의 친수공간을 조성했다.
이상문   iou51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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